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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화엄성지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 석탑, 각황전, 목조 비로자나삼신불 좌상 등 호남 제일의 사찰답게 수많은 문화재와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구례 화엄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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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화엄사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지리산 노고단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천년 고찰입니다. 수많은 문화재가 있는 화엄사는 불멸의 명작이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이며 사적 제505호(2009년)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백제 성왕 22년(544)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여 절의 이름을 화엄경의 화엄 두 글자를 따서 붙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해회당과 대웅상적광전만 세워졌다고 합니다. 선덕여왕 12년(643) 자장율사가 증축하였고, 신라 헌강왕 1년(875)에 도선국사가 또다시 증축하였습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없어진 것을 인조 8년(1630)에 벽암선사가 절을 다시 세우기 시작하여 7년 만인 인조 14년(1636)에 완성되었습니다. 웅장하고 우아한 규모 때문에 역사적인 불교문화의 요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곳입니다. 일주문과 금강문, 천왕문을 차례로 지나면 화엄사의 웅장한 가람배치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사찰에는 각황전, 국보 4점, 보물 5점, 천연기념물 1점, 지방문화재 2점 등 많은 문화재와 20여 동의 부속 건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건물 배치는 일주문을 지나 북동쪽으로 들어가면 금강역사, 문수, 보현의 상을 안치한 천왕문이 있습니다. 천황문을 지나 다시 올라가면 보제루가 있습니다. 사찰 내부에는 동쪽과 서쪽의 두 개의 탑이 사선 방향으로 보이고 대웅전은 동쪽 탑의 상부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 있고 각황전은 서쪽 탑의 상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생명력 가득한 화엄사가 있고, 여름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종소리가 청각을 자극합니다. 가을에는 단풍이 화엄사를 물들이고, 겨울에는 처마 사이로 눈이 쌓이는 소리만 들리는 정적인 분위기에 빠질 수 있는 곳입니다.
사사자 삼층 석탑
각황전 옆으로 108 계단을 올라가면 사사자 삼층 석탑이 있습니다. 효대라는 언덕에 위치한 사사자 삼층 석탑은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가 어머니의 명복을 빌며 세운 것으로 독특한 디자인과 정교한 조각 솜씨가 돋보이는 걸작으로 국보 제3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석탑 앞에는 차를 봉양하는 효탁이 있습니다. 희로애락을 표현한 네 마리 사자가 석탑을 떠받치고 있으며 아래 기단 면석에는 부조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각황전
각황전은 국보로 지정된 매우 유명한 건축물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목조건축물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한 모습이 보는 이의 눈을 압도합니다. 국보 제67호 각황전은 한국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입니다. 거대한 규모지만 안정적인 비율로 빈틈없는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위엄과 기품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뛰어난 건축물입니다. 각황전의 첫 번째 이름은 장륙전이었습니다.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것을 조선 숙종 25년(1699)에 공사를 시작하여 4년 만에 완공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각황전 터에는 3층짜리 장륙전이 있었고 사방의 벽에는 화엄경이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파괴되었고 10,000점 이상의 조각들만 절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조선 숙종 28년(1702)에 장륙전을 다시 지었는데 각황전이라는 이름은 숙종이 지어 하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각황전은 옛 화엄사 대웅전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전국 사찰 중 손에 꼽힐 만한 중층 사찰건물입니다. 누각이 아니기 때문에 2층은 없습니다. 정면 7칸(26.8m), 측면 5칸(18.3m), 높이 15m의 규모로 사찰로써는 상당히 큽니다. 천장이 매우 높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높고 두꺼운 기둥과 휘어진 통나무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기둥도 인상적입니다. 중앙 천장은 바닥과 평행하게 놓여 있지만 외부 천장은 지붕을 따라 비스듬히 놓여 있는 형태도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천장을 빗천장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건축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각황전 앞 뜰에 서 있는 석등은 높이 6.3m, 직경 2.8m로 국내 최대 규모로 통일 신라시대 불교 중흥기의 찬란한 조각예술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국보 제1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목조 비로자나삼신불 좌상
대웅전에는 비로자나삼신불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1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승 청헌, 응원, 인균과 제자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여 완성한 기념비적인 대작으로 이는 불사를 주관한 벽암 각성, 의창군 등 왕실의 후원이 합쳐진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17세기 만들어진 목조불상 중 크기가 가장 크고 조각으로 표현된 유일한 삼신불 도상이라는 점에서 불교 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예술적이고 조형적인 수준도 당대 불상 중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삼신불은 법신 비로자나불, 보신 노사나불, 화신 석가불을 말하며, 화엄사상에 근원을 둔 도상입니다. 변상도나 사경은 불화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유일한 조각작품으로 불교 조각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삼신불은 화려한 연꽃을 갖춘 연화대좌와 팔각의 목조대좌에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습니다. 대좌를 포함해 3m가 넘는 거대한 규모와 더불어 단순하면서도 선이 굵게 표현된 기법 등 조각 솜씨가 중후한 느낌을 더해 줍니다. 삼신불상은 청헌파와 응원, 인균파가 참여한 만큼 표현에서도 각 유파의 조각적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근엄한 표정의 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상은 청헌파가 조각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부드러운 얼굴에 작은 눈과 두꺼운 눈꺼풀을 가진 노사나불상은 응원과 인균의 작품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