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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숨결이 깃든 민족의 영산, 정토를 구현하시는 갓바위 부처님, 세계 최대 규모 통일약사대불, 석조비로자나불, 팔공산을 대표하는 법당 대웅전 등 시대와 나라를 뛰어넘는 불교의 성지 대구 팔공산 팔공 총림 동화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대구 팔공산 팔공 총림 동화사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는 팔공산의 영험한 기운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총림 사찰입니다. 창건 당시 유가사라 불렸던 이곳은 통일신라 흥덕왕 7년 심지대사가 중창하던 중 한 겨울에 오동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는 상서로운 일이 났습니다. 그 후 오동나무가 꽃을 피웠다 하여 동화사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경내에서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에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물이 봉서루입니다. 오동나무에만 둥지를 트는 봉황을 상징하는 누각으로 절의 이름과 어우러지는데 절의 터가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합니다. 봉서루 뒤편에는 `영남치영아문`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는데 이는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이끄는 영남승군의 총사령부였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국가가 위태로움에 처할 때마다 앞장서고 때로는 자비의 손길로 눈물을 닦아준 동화사에서는 금세기 최고의 불사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수많은 성문과 영각 보살과 부처님들이 등장하는 대승경전의 꽃, 묘법연화경의 판 서각 대작불사입니다. 묘법연화경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대승의 가르침을 담고 있어 경전의 왕이라고 불립니다. 법화경이 경전의 왕이라 불리는 이유는 부처님께서 유일하게 공양을 허락한 경전입니다. 법화경에 공양을 하면 그 공덕으로 현세의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경전이기 때문입니다. 총 7권 28품으로 된 법화경에는 1만 2천 명의 성문과 8만 명의 큰 보살들, 과거에 성불하신 모든 부처님과 미래에 성불할 모든 부처님, 현재 시방에서 설법하고 계시는 모든 부처님을 비롯하여 불법을 깨닫고 수호하는 많은 이들이 등장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법화경에 공양하는 것은 이 모든 분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과 같은 무량한 공덕을 쌓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정신을 계승하여 동화사에서 시작된 법화경 대작불사는 고려 시대 팔만대장경을 통해 국난을 극복했던 것처럼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출발하였습니다. 한국 불교 1천600여 년 역사 이래 최초로 시도하는 석각 미술품으로 기법이나 규모, 장엄미 등에서 세계 초유의 작품이 탄생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대웅전
보물 제1563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기둥으로 사용한 것이 특징으로 팔공산을 대표하는 법당입니다. 이곳에는 아주 특별한 부처님 세 분이 모셔져 있습니다.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아미타 부처님이 오른쪽에는 약사여래 부처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아미타 부처님이 서방 극락정토를 관장하는 주인이라면 약사여래 부처님은 동쪽으로 무수한 불국토를 지나면 나오는 깨끗한 유리 세계의 주인입니다. 동방 유리 세계에 머물던 과거 질병, 가난, 차별, 형벌, 추위, 굶주림에 시달리는 중생의 고통을 소멸시키겠다는 열두 가지 큰 원을 세웠던 약왕보살은 약사여래 부처님이 되셨습니다. 죽음 후의 세계인 극락을 관장하는 아미타 부처님은 내세의 행복을 꿈꾸는 중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이고, 반면 죽음의 원인이 되는 재앙을 없애고 질병을 치료하는 약사여래 부처님은 현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현세의 복락을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팔공산을 찾습니다. 이곳에 재앙과 질병을 넘어 무명과 무지의 병까지 낫게 하는 부처님이 계시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 년이 넘도록 굳게 이어져 온 이 믿음을 한 몸에 받고 계신 분이 바로 갓바위 부처님입니다. 갓바위 부처님과 약사여래 부처님이 상주하는 동방 유리 세계를 고스란히 구현한 팔공 총림 동화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애환을 함께 해온 의지처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이끄는 승군의 본거지이기도 했던 동화사는 불자들은 물론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높이 33m, 무게 5,000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석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1만여 평의 대도량에 우뚝 서서 시선을 압도하는 이 석불의 이름은 통일약사대불로 108명의 석공들이 약 7개월에 걸쳐 완성한 대작입니다. 통일약사대불은 민족 분단의 슬픔을 극복하고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에 든든한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통일약사대불 옆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불교 문화관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불교 문화원 안에는 고려 초조대장경의 제작 과정이 상세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법화경 대작불사 중 법화경을 돌에 새겨 넣은 법화 석경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초조대장경과 팔만대장경 등 세계를 놀라게 한 불교문화작품들이 먼 옛날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남길 수 있는 것임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석조비로자나불
동화사 안에는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창건된 암자들이 골고루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오래된 비로암은 신라 흥덕왕 때 동화사를 중창한 심지대사가 조성한 보물 제244호 석조비로자나불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둥근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자유로운 미소 대신 단정한 표정을 한 석조비로자나불은 9세기 불상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석조 비로자나불이 봉안된 대적광전 앞에는 보물 제247호로 지정된 삼층 석탑이 있습니다. 석탑에 봉안된 사리장엄구 기록에 따르면 통일신라의 제48대 임금인 경문왕이 제44대 임금인 민애왕을 위해 탑을 건립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