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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공존하는 지리산 기슭 평지에 자리하고 있는 지리산 실상사, 동서삼층석탑, 보광전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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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실상사
지리산 자락이 감싸 안은 듯 평화롭고 풍요로운 고을 남원시 산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천년 고찰 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입니다. 신라 흥덕왕 3년(828) 홍척증각대사가 당나라에 유학하여 마조 도일선사의 제자인 서당지장선사의 선맥을 이어받고 돌아와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실상산문을 열었습니다. 수철화상이 법맥을 이어 고려까지 선종의 근본도량이었습니다. 암자인 약수암과 백장암의 문화재를 포함하여 국보 제10호 백장암 삼층석탑과 보물 제33호 수철화상 탑비를 비롯한 11점의 보물을 간직한 그야말로 야외 성보 문화재입니다. 경내가 비좁으리만치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보광전을 비롯하여 약사전, 명부전, 칠성각, 선리수도원, 누각, 천왕문, 화엄학림강당과 학사,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극락전과 부속 건물이 있습니다. 만수천 해탈교를 지나면 조금 익살스러운 석장승을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장승은 마을 또는 절 입구에 세워진 사람 머리 모양의 기둥으로 예로부터 사찰이나 지역 간의 경계를 나타내거나 이정표 혹은 수호신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장승은 보통 남녀로 배치하여 음양의 조화를 꾀하는데 실상사 장승은 모두 남자 형태이며 장승들의 표정이 험상 굽기는 커녕 오히려 익살스럽게 보입니다. 사찰의 경내를 지키는 천왕문을 지나면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삼층석탑과 고풍스러운 보광전 전각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천왕문을 지나 오른편에는 옛날 기와들을 쌓아 만든 탑과 범종각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뒤편에 초석만 남아 있는 곳은 고려시대에 축조되었다가 소실된 목탑의 자리로 황룡사 구층목탑에 버금가는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목탑지에 세워진 솟대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마을 어귀에 세우거나 신성한 영역을 표시하는 경계로 세우기도 합니다. 주로 나무로 만드는데 이 솟대는 실상사 인근에서 구한 돌을 사용했습니다. 솟대 끝에 새들은 천상계의 신과 마을 주민을 연결해주는 전령조일 뿐 아니라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징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동서삼층석탑
절 가운데 너른 마당에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동서 삼층석탑과 석등이 천 년의 세월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보물 제 37호 삼층석탑은 실상사의 중심 법당인 보광전 앞뜰의 동서로 세워져 있는 두 개의 탑입니다. 이 쌍탑은 신라 흥덕왕 3년 실상사를 창건할 때 조성된 탑으로 높이가 8.4m입니다. 두 탑은 규모나 양식이 같아서 동시에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대작은 아니지만 돌의 구성이 정돈되어 있는 통일신라 후기의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광전 앞들에 세워져 있는 석등은 보물 제3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석등은 불을 밝히는 화사석을 중심으로 지붕 돌은 여덟 곳의 귀퉁이가 모두 위로 치켜 올려진 상태로 돌출된 꽃 모양 조각을 얹었으며 머리 장식에는 화려한 무늬를 새겨서 통일신라 후기의 뛰어난 장식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광전
실상사의 주법당인 보광전은 고종 21년(1884) 월정대사가 세운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입니다. 현재는 단청이 되어 있지 않아서 소박한 모습으로 실상사를 찾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선 후기의 건축 양식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료로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법당에 모셔진 삼존상 중 본존불은 조선시대에 조성한 것이고 좌우의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원래 극락전의 아미타불과 함께 봉안되었던 것으로 베트남에서 모셔왔다고 전합니다. 불상 뒤에는 아미타여래도가 있으며 불단 오른편에는 신중 불화와 산신 불화가 있습니다. 보광전 서쪽에 자리한 칠성각은 정면과 측면 한 칸짜리에 팔작 지붕을 울린 아담한 정각입니다. 칠성각은 칠성 즉 치성광여래에 대한 토속신앙이 불교와 융합되면서 사찰 내에 조성하게 된 전각입니다. 치성광여래는 해와 달 별들을 다스리고 통솔하는 하늘의 주신으로 천재지변과 재앙에서 중생을 구원하며 자녀 생산을 관장하는 부처님입니다. 보광전 동쪽에 자리한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하여 염라대왕과 시왕을 모신 법당으로 저승의 유명계를 상징하는 전각이며 지장신앙과 명부시왕 신앙이 결합 되어 불교적으로 전개된 법당입니다. 명부전 뒤편에는 보물 제41호인 철조여래좌상을 모신 약사전이 있습니다. 약사전 전각의 꽃문 창살은 단청이 선명하여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약사여래는 중생의 병고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부처님입니다. 이처럼 약사여래는 인간의 생로병사 가운데 가장 고통스러운 병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약사신앙이 전례된 이후 계속 신앙되었습니다. 실상사 약사여래의 불상은 9세기에 접어들면서 유행하는 철불의 초기 작품으로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불상은 건장한 신체와 물결식의 옷주름에서 가장 융성했던 시기의 양식이 남아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보광전 서쪽 편에는 부도들이 세워져 있으며 거기에 극락전이 있습니다. 극락전의 옛 이름은 부도전으로 계오대사가 1684년에 건물을 짓고 부도전이라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부도전이라 한 것은 근처의 홍척국사와 수철화상의 부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1832년에 의암 대사가 기봉, 처윤과 함께 중건하여 극락전으로 이름을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불단 위에는 아미타여래좌상이 있으며 그 좌우에는 목조보살상이 있었으나 몇 년 전에 분실되었습니다. 실상사에는 보물 제 33호인 수철화상탑과 34호인 수철화상탑비를 비롯하여 여섯 개의 승탑이 있어서 승탑 순례길을 만들어 문화적 가치를 알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