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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조선 시대 유학자 조식 선생이 한 말입니다. 나라 안에서 단풍이 가장 붉게 타오르는 그 길목에 있는 피아골 연곡사와 석조문화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피아골 연곡사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에 위치한 연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의 말사입니다. 신라 진흥황 5년(544)에 연기조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엄계 사찰이었던 연곡사는 신라시대 말기부터 고려시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승탑과 승탑비 및 현각선사탑비등이 남아 있어 선종계 사찰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들어오는 도로 주변 가로수들이 대부분 단풍나무로 우거져 있어 가을에 오면 최고의 풍경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각 문마다 긴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 특징적입니다. 사찰을 수호하는 천왕문을 지나면 크기도 크지만 양편에서 큰 눈을 부릅뜨고 아래를 지켜보는 4대 천왕의 위용에 압도당합니다. 천왕문을 지나 왼편에는 피아골 순국 위령비가 세워져 있으며 그 뒤편에는 보물 151호인 3층석탑이 오랜 세월의 흔적을 품고 고즈넉이 서 있습니다. 석탑은 기단이 3층이며 옥개석이 전형적인 방협탑으로 각 층의 기단이 여러 개의 석재를 사용하여 건립되었습니다. 하층 기단은 지대석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위 아래에 하대갑석과 하대저석을 두고 그 사이에 낮은 하대중석을 놓았습니다. 이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말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연곡사는 1598년 4월 10일에 왜적이 사찰에 들어와 살육을 자행하고 불을 질러 소실된 것을 조선 인조 5년(1627) 소요대사 태능에 의해 중건되었습니다. 1745년 조선 후기에는 연곡사를 율목주재봉산으로 삼아 연곡사 주지가 도제조가 되었습니다.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시는 대적광전은 화엄경과 범망경을 근거로 비로자나불과 큰 연꽃 속에 일체의 국토와 사물을 간직한 불국토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미륵불이 성불하여 중생을 제도하는 용화삼회를 열 때까지 중생을 구제한다는 지장보사를 주불로 모시고 있는 명부전은 본래 지장전과 시왕전이 각각 독립된 불전이었으나 현세의 기복 신앙이 구원 신앙으로 변화되면서 고려 말 이후 명부전으로 결합되었습니다. 연곡사는 역사의 수난사를 고스란히 겪은 사찰로서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당시 피아골 전투로 소실되어서 현재의 당우들은 모두 그 이후에 중원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깊은 석탑과 석비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국보와 보물 등의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입니다.

     

    석조문화재

    대적광전에서 북동쪽으로 15m쯤 산기슭으로 올라가면 국보와 보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보 제53호로 지정되어 있는 동승탑은 전체 높이 3.5m 지대석의 폭이 1.75m 내외로 연곡사에 있는 삼기의 승탑 중 조각 솜씨가 가장 정교하고 아름답다. 지대석 위에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를 완벽하게 갖춘 전형적인 팔각원당형 입니다. 상륜부는 양화 위에 내 방향으로 날개를 편 채로 서 있는 새를 조각하고 그 위에 다시 연꽃 문양의 보륜을 얹었습니다. 탑신의 각 면에는 문비사천왕상이 낮게 듣을 새김 되어 있습니다. 연곡사의 현재 남아 있는 승탑 가운데에서 가장 이른 시기로 통일신라 말의 양식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승탑비(보물155호)는 동승탑 남서쪽에 위치 하고 있으며 전체 규모는 높이 1.9m 지대석은 가로 1.56m 세로 1.7m 크기입니다. 현재 비신은 없으며 귀부와 이수만 남아 있습니다. 날개 달린 거북의 등에 용의 머리를 하고, 오른쪽 앞발은 들고 왼쪽 앞발은 바닥을 긁고 물결을 헤치며 선사의 행적을 알리려는 듯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거북의 등 문양은 새 깃 모양의 조익형 무늬가 인상적입니다. 국보 제54호 북승탑은 동승탑에서 150m 정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체 높이 3.6m 지대석 폭 1.75m 정도입니다. 이 승탑은 동승탑과 같이 한 장의 석재로 된 네모난 지대석 위에 기단부와 탑신부 상륜부를 차례로 쌓은 일반형입니다. 동승탑을 모방하여 고려 초기에 건립되었다고 보여주며 현각선사승탑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북승탑은 앞선 시기에 만들어진 동승탑을 모범으로 그 양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세부적으로는 중대석의 받침처럼 균형미를 추구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부도군과 함께 있는 소요대사 승탑은 보물 15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승탑은 높이 3.08m, 지대석 너이 0.7m 크기로 승탑의 평면 팔각원당의 기본형으로 지대석은 팔각으로 잘 다듬었으며 윗면에는 얕은 턱이 하대석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대석은 팔각이며 상하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소요대사는 백양사에서 계를 받고 부유대사에게서 경전을 배웠으며 서산대사에게서 청전본원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소요대사는 순치 5년 1679년에 입멸하였는데 그 다음 해에 이 승탑을 세웠다고 전합니다. 연곡사 마지막 보물인 현각선사탑비(보물152호)는 조선총독부 박물관 소장 탁본에 의하면 경종 4년(979)에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귀부는 지대석과 한 돌로서 내 다리를 사방으로 뻗쳐 납작 엎드린 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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